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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소식과 정보/브랜드 스토리

베이프 휴먼메이드 니고NIGO 이름 자체로 브랜드가 되다

by cwp 2021. 11. 13.

토모아키 나가오(Tomoaki Nagao), 일본 패션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자 외에도 DJ, 음악 프로듀서 그리고 엄청난 사업가입니다. 이렇게 유명한데 왜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토모아키 나가오는 필명을 사용하며, 바로 니고(NIGO)입니다.

 

유년시절부터 미국의 힙합, 스트릿 문화를 광적으로 좋아했으며, 음반은 물론 미국의 다양한 빈티지 의류들을 오랫동안 수집해오며 패션에 대해 일찍이 눈을 떴습니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갖고 분카 패션 대학(Bunka Fashion College)을를 입학해 공부를 했습니다. 토모아키는 후에 잡지회사인 뽀빠이(popeye)에서 에디터, 스타일리스트로도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히로시 후지와라(Hiroshi Fujiwara)가 뽀빠이와 함께 'LAST ORGY'라는 그들만의 스트릿 패션, 음악 문화 등을 알리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는데, 에서는 토모아키의 선배이던 언더커버(UNDERCOVER)의 창립자 준 타카하시(Jun Takahashi)가 함께 했었습니다.

니고(NIGO)의 탄생

 

토모아키는 당대 하라주쿠를 휘어잡던 히로시를 동경했었는데, 그의 선배인 준을 통해서 'LAST ORGY 2'의 작업을 함께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그와 유대감을 쌓아왔다고 합니다. 진정한 성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쯤에서 토모아키의 필명인 '니고(NIGO)'가 탄생하게 되는데, 히로시와 닮았다 해서 하라주쿠의 한 소매점의 대표로부터 히로시 2(니고라 발음)라고 부른 것으로부터, 니고(NIGO)를 사용했으며 앞으로 하루주쿠는 '히로시 다음은 자기다'라고 말하며 필명 니고(NIGO)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히로시를 얼마나 존경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NIGO

BAPE(A BATHING APE)의 시작

니고는 히로시의 도움을 받아 브랜드를 탄생시켰는데 바로 이것이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브랜드 'A BATHING APE' BAPE 베이프입니다. BAPE는 히로시의 친한 동생이던 그래픽 아티스트 스케이띵(SK8ightTHING)을 니고에게 소개해주며 베이프의 그래픽 아티스트로서 베이프를 함께 이끌어갑니다. 이때부터 베이프는 성장의 탄탄대로를 걸어가게 되고 후에 베이프가 스트릿 패션의 절정으로 올라가게 되는 데에 여기서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가 등장합니다. 미국의 보석 세공사인 제이콥 아라보(Jacob를 통해 서로 처음 알게 되었으며 퍼렐이 베이프의 옷을 입으면서 스트릿 패션 씬이 베이프로 한창 물들기도 했습니다.

Pharrell Williams and NIGO

황금기가 있으며 침체기도 있는 법, 베이프는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고, 2011년 홍콩의 I.T라는 그룹에 280만 달러 한화로 약 매각을 했으며, 자신의 소유권이 없어져 질려버린 탓인지 니고는 2013년 베이프를 완전히 떠나게 됩니다. 베이프는 아직도 돌이킬 수 없는 침체 속에 남아있죠.

 

퍼렐과 손잡은 니고

일본에서 니고를 처음 만나 친해진 퍼렐은 2005, 함께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게 되는데, 보이즈 클럽(Billionaire Boys Club 이하 BBC)입니다. 1987년 미국의 영화제목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베이프의 유인원과 비슷한 우주복의 사람을 시그니쳐 로고로 일본,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2010년쯤 한창 핫한 브랜드로 부상되었었습니다. 재미있게도 BBC의 그래픽 또한 베이프의 그래픽 아티스트를 맡았던 SK8eightTHING이 만든 것이랍니다.

 

퍼렐이 왜 니고의 브랜드들을 매일 입고 나오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되는 일입니다. 니고의 베이프에 빠져버렸던 퍼렐, 훙 사업적 파트너로서 끈끈한 유대감까지 생기니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버린 게 아닐까 합니다.

 

시장을 읽는 사업가

니고(NIGO)는 어떻게 해야 시장에서 브랜드가 성공하는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적으로도 주변의 인맥을 통해서도 말입니다. 2012 BBC는 제이지(JAY-Z)와 패션그룹 ICONIX에 한창 핫하던 BBC의 모든 지분을 팔아넘기고 많은 돈을 벌게 되는데 얼마 가지 못해 침체기로 빠져들게 됩니다. 2016년 니고와 퍼렐은 그들의 BBC를 싼값에 다시 재인수를 하게 되는 재미있는 상황이 일어나게 됩니다. 고점에 팔고 저점에 재매수, 사업가로서의 자질이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Willams, Nigo and JAY-Z

 

빈티지의 재해석, 휴먼 메이드(HUMAN MADE)

베이프, BBC를 통해서 큰돈을 벌게 된 니고(NIGO)는 새로운 분위기의 브랜드를 런칭하게 되는데, 바로 휴먼 메이드(HUMAN MADE)입니다. 니고는 30년 이상 다양한 분야의 빈티지 제품들을 모아 온 빈티지 컬렉터라고 합니다. 자신의 빈티지 컬렉션을 기반으로 1960년대 미국의 아메리칸 케쥬얼, 워크웨어, 밀리터리 스타일들을 니고의 방식으로 새롭게 재해석하며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또 또 또, 그래픽 아티스트 SK8eightTHING이 현재의 귀여운 그래픽들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되면 스케이띵에게 절 한번 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휴먼 메이드는 일본의 웨어하우스(WAREHOUSE)에서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최대한 빈티지의 느낌의 원단이나 가공을 거쳐 탄생하는데, 빈티지스러운 느낌과 SK8eightTHING의 귀여운 그래픽이 오묘하게 어울리며 구매욕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휴먼 메이드는 과하지 않은 분위기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랑받으며, 히로시 다음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던 그는 2호가 아닌, 니고라는 이름이 자체적인 브랜드가 되어버릴 정도로 성공을 했습니다.

  • 여담으로 SK8ightTHING은 브랜드 카브엠트(Cav Empt)의 설립자입니다.

HUMAN MADE 티셔츠

럭셔리 시장까지 점령해보자

최근 겐조(KENZO)에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니고(NIGO)를 임명하였습니다. 사실 럭셔리 브랜드의 용병술을 통한 브랜드 소생은 버질 아블로(Virgil Abloh)로 부터 시작하여 많은 변화를 일으켰는데,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겐조(Kenzo) 또한 뒤늦게나마 브랜드 소생을 위해 니고를 임명한 것 같습니다. 아직 새로운 컬렉션은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니고만이 가지고 있는 스트릿 패션의 성격과 겐조의 호랑이 그래픽의 다양하게 활용한 옷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니고의 스타일과 사업가적 면모가 겐조의 부활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저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흥미로운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히로시를 동경하던 소년 토모아키, 존경심으로 스스로 히로시 2호 니고(NIGO)가 되었지만 이제는 니고는 이제 누군가의 2호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서 인정받게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일본 시장의 스타플레이어인 니고가 앞으로 또 보여줄 재미있는 작업들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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