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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소식과 정보/스타일

고프코어(Gorpcore) 아웃도어가 패션이 되다

by cwp 2021. 12. 13.

패션이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생각지도 못한 카테고리가 갑자기 너도 나도 열광하는 패션으로 취급받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한때 반짝하고 인기가 팍 식어버리는 수많은 스타일들 중 진득한 팬덤을 형성하고 꾸준하게 사랑받는 것이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2016년 키코 코스타디노브(Kiko Kostadinov)를 필두로 고프코어(gorpcore) 스타일의 새로운 바람이 불게 되었습니다.

 

  • gorp : 그레놀라(granola), 귀리(oat), 건포도(raisin), 땅콩(peanut)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면서 가장 많이 들고 다니는 식품들의 앞글 자를 딴 단어로, 아웃도어 의상을 상징하는 의미로 쓰입니다.
  • nomcore : 평범한(normal), 핵심,철저함(hardcore)을 합쳐 지극히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의 의미입니다.
  • gorpcore : 아웃도어 의상을 의미하는 gorp, 평범한 스타일을 지칭하는 nomcore가 합쳐진 단어로, 심플한 스타일과 아웃도어 스타일을 믹스매치한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고프코어(gorpcore) , 아웃도어(outdoor)가 이제 패션이 되다

고프코어(gorpcore), 2016년 이전에도 아웃도어 스타일은 꾸준하게 인기를 가지고 있었고, 진짜 아웃도어 브랜드뿐 아니라 패션에 접목한 브랜드들도 많이 있습니다. 요즘 유행이 다시 돌아온 학창 시절 교복 위에 걸쳤던 노스 페이스(north face), 네파(Nepa), 파타고니아(patagonia) 등이 아웃도어 의류를 전문적으로 선보였던 회사들입니다. 반면 럭셔리 아웃도어 패션을 지향하는 일본의 화이트 마운티니어링(white mountaineering), 나이키 ACG(Nike ACG) 아웃도어 스타일을 현대식으로 새롭게 해석해 테크웨어를 만들었던 아크로님(Acronym), 미국의 스포츠웨어 등 다양했습니다.

 

그렇다면 키코 코스타디노브(Kiko Kostadinov)는 뭐가 다르기에 기존의 아웃도어 스타일을 넘어 고프코어(gorpcore)라는 장르를 개척했을까요? 바로 아웃도어 패션을 테일러링 무드로 보여주며 점에서 새로운 아웃도어 패션의 방향성을 보여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Kiko Kostadinov

아웃도어 옷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닌 착장 속에 버무려져 하나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 바로 고프코어입니다.

 

2010년 쯤 학생들을 평정했던 노스페이스

비교 사진이 극단적이지만, 위에는 고프코어 스타일, 아래는 그냥 아웃도어 패딩을 걸친 아웃도어 패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코로나 시대가 심해지면서 인도어 스포츠보다는 확실히 아웃도어 스포츠가 강세를 타게 되면서도 이 고프코어라는 패션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되는데 국내에서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아크테릭스(arc'teryx)와 상위 버전인 아크테릭스 베일런스(Arc'teryx Veilance)가 있습니다.

  • 여담으로 아크테릭스 베일런스는 아크로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에롤슨 휴가 디자인을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아크로님이 테크웨어에 치중되어 있었다면, 베일런스는 압축된 고프코어의 스타일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Arc'teryx Veilance 19FW

그리고, 아웃도어와 테크웨어를 아방가르드(Avantgarde)하게 테일러링하여 풀어낸 한국의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Post Archive Faction)은 최근 LVMH 세미 파이널리스트까지 오르기도 했었습니다. 국위 선양하는 한국 브랜드들이 많아지니 기분이 좋습니다.

 

Post Archive Faction 4.0

Post Archive Faction 1.0

마지막으로, 성격이 완전 다른 브랜드들을  과감하게 믹스매치(Mixmatch)하여 고프코어 스타일링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from chamber

카멜 컬러의 맥코트에 아웃도어 후드 점퍼를 섞은 스타일링을 보니 묘합니다.

from chamber

단정하게 떨어지는 울 슬랙스에 ma-1 재킷과 판초 같은 아웃도어 코트를 스타일링한 모습인데 참 멋진 것 같습니다.

키코 코스타디노브가 사랑한 한국의 동묘 어르신들의 패션 from Kiko Kostadinov SNS

고프코어(gorpcore)는 정말 믹스매치의 절정이라고도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입으면 뻔한 모습으로 보일 수 도 있고, 어떻게 매치하면 정말 감탄사가 연발시키는 스타일링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어렸을 적 어르신들이 입고 다니시던 마실용 옷이 이렇게 패션의 중심으로 치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참 흥미롭게 느껴지는 게 끊을 수 없는 패션인 것 같습니다. 집에 장록 깊숙이 잠들어있는 나의 아웃도어 옷들을 한번 믹스매치해보시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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